본문 바로가기
스마트폰

(아이폰 14 리뷰) 진짜 옆그레이드?

by ✦ 스케처 ✦ 2023. 1. 8.

안녕하세요. 게임보다 IT 리뷰가 즐거운 변태 같은 스케처입니다. 오늘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이폰 14의 시간입니다.

- 새로운(?) 아이폰 14 -

22년 9월 애플의 16번째 아이폰이 공개되었습니다. 더욱 강력해진 A16-bionic! 최고 1Hz부터 최대 120Hz까지 상황에 따라 최적의 부드러운 화면 경험을 제공하는 ProMotion 디스플레이! 내부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 AOD! 그리고 드디어 노치를 뭔가 쓸모 있어 보이게 하는 대망의 Dynamic Island!

하지만...

예... 남의 얘기입니다. 이 모든 개선 사항들은 아이폰 14 프로 라인업에만 몰빵 되었고, 아이폰 14나 아이폰 14 플러스에는 아무것도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프로 라인의 화려한 발표에 환호했던 유저들도 뭔가 아무 변화 혹은 개선이 없어 보이는 아이폰 14나 14 플러스에는 '으...응?' 하며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폰 14는 정말 전작 대비 별 개선은 없이 가격만 올린 못된 제품일까요? 프로 맥스도, 프로도 그렇다고 플러스도 아닌 플래그십의 가장 기본 모델인 아이폰 14를 항목별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아이폰 14 사양표 -

 


1) 아이폰 14 디자인

바뀌었습니까?

- 아이폰 14 디자인 -

색상 정도를 제외하면 전작인 아이폰 13과 이번 아이폰 14의 외관을 구분할 수 있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있을 리가 있나) 특히나 아이폰 11 시리즈부터는 색상도 5~6개씩이나 해서 어지간한 팬이 아니고서는 색상을 보더라도 이게 새로운 아이폰인지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아이폰 13도 아이폰 12와 거의 같은(이 아니라 똑같은) 디자인이었지만 그나마 후면 메인카메라 렌즈가 세로에서 대각선으로 바뀌어 그걸로 모델 구분이 가능하긴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14는 애플 특유의 깔끔하고 딱 떨어지는 외관과 소재감이 잘 어우러져서 애플 특유의 세련된 감성이 여전히 훌륭하다 평할 수 있겠습니다. (세련이고 나발이고 다음 아이폰 15는 제발 새 디자인)

- 아이폰 14의 블랙, 퍼플, 화이트, 레드, 블루 -

다만 색상은 개인적으로 살짝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프로덕트 레드가 이해할 수 없게 소화기 느낌의 싼 티 나는 빨강을 탑재했고, 포인트 컬러가 없어 살짝 밋밋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상징적인 컬러가 없어서 아쉽다는 얘기이지 대중성과 상업적 관점에서는 이번 아이폰 14의 컬러 팔레트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스테디셀러인 블랙과 화이트(스타라이트)는 늘 비슷하니 제외하고, 퍼플과 블루가 매우 훌륭합니다.

 

퍼플과 블루라는 강렬한 색상감의 이름과 달리 실제 색상은 옅은 파스텔 톤으로 유리라는 소재와 시너지가 매우 훌륭하여 개인적으로는 케이스 없이 쌩 폰으로 사용하기에 너무 좋은 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작인 아이폰 13의 색상들이 국방색과 봉고블루라는 확! 띄는 강렬한 포인트 컬러들이 있었지만 쓰고 싶진 않았던 것과는 반대로, 이번 아이폰 14의 컬러들은 (레드는 빼고) 무난하지만 쓰고 싶은 색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아이폰 14 성능

여전히 뛰어나지만...

- 아이폰 14 벤치마크 -

아이폰 14에는 A15 bionic 칩셋이 탑재되었습니다. 이는 아이폰 13에 탑재된 것과 같은 AP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똑같은 칩은 아니고 GPU 코어가 하나 더 늘어난 칩입니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폰 13이 아닌 아이폰 13프로에 탑재된 AP가 탑재되었다고 표현해야 정확합니다.(그거나 그거나) 물론 그렇다고 퍼포먼스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아주 약간 더 나은 정도의 성능이라 할 수 있습니다. GPU 코어가 늘어났기 때문에 그래픽 작업이 요구되는 게임과 카메라 사용에 약간의(진짜 약간) 덕을 볼 수 있는 정도 보면 될 듯합니다.

 

일반적인 유저분들이 아이폰 14가 아이폰 13과 똑같은 AP라고 얘기하셔서 일부의 예민한 분들이 13이 아니라 13 프로에 들어간 개선된 칩이다!라고 바로잡아주시는데 사실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같은 칩이라고 내버려 두셔도 별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냉정하게 GPU 코어 1개로 인한 성능 차이보다 폰 1~20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쓰로틀링으로 인한 차이가 훨씬 큽니다.


와중에 반가운 건 아이폰 14의 램이 무려 6G로 전작 대비 50%나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램크루지로 유명한 애플에게 이런 은혜로운 변화라니 감사(?)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인색하기로 유명한 애플이 순순히 램을 늘려주기만 한건 아닙니다. 아이폰 14 프로 라인업에는 다음 세대의 LPDDR5를 탑재했지만, 아이폰 14에는 아이폰 13과 동일한 LPDDR4X를 용량만 늘려서 탑재했습니다.

 

솔직히 전 세대의 AP를 그대로 유지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램을 늘려준 느낌인데,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원가절감을 더 해보겠다고 램도 전 세대 모델을 탑재한건 사실 괘씸한 마음이 듭니다. 그럼에도 램관리 장인의 애플조차 카메라 같은 무거운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백그라운드 어플들이 리프레쉬되는 일들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뭐가 어찌 되었건 램 용량이 늘어난 건 반길 부분입니다. 


3) 아이폰 14 카메라

유일한 진짜 개선

- 더 커진 아이폰 14의 이미지 센서 -

아이폰 14가 전작보다 무엇이 나아졌습니까? 하고 물을 때 그나마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는 것은 카메라입니다. 물론 렌즈, 센서시프트 등 전 세대의 부품들을 많이 재탕하고 있습니다만 그보다 중요한 이미지 센서가 커지고 더욱 밝아졌습니다. 그에 따라 야간 촬영의 결과물이 조금 더 밝아지고 노이즈 억제력이 꽤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14에는 액션모드라는 달리거나 걸으면서 찍는 동영상의 흔들림을 짐벌처럼 잡아주는 모드가 추가되었는데, 프로모드에만 넣던 기능을 탑재해 준 것은 반길 부분입니다. 다만 이는 초광각으로 촬영하여 크랍하는 기능이라 살짝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는 디테일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밝은 외부에서의 사용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몇 년 전부터 갤럭시에 들어간 슈퍼 스테디라는 기능과 작동 방식, 한계가 동일합니다. (갤럭시던 아이폰이던 굳이 달리면서 동영상을...)

 

한 가지 더 반가운 점은 전면 카메라에 드디어 AF(오토포커스)가 탑재되었다는 점입니다. (물론 진짜 놀랄 일은 아이폰 13까지는 전면 카메라가 오토 포커스가 탑재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봅니다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별거입니다. 실제로 전작 보다 전면 카메라가 훨씬 빠르게 초점을 잡습니다. 두 개 모델을 놓고 비교해 보면 꽤 눈에 띄는 정도의 차이입니다.

 

더불어서 전후면 모두 4K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된 점도 전작 대비 개선된 부분입니다. (근데 일반인들이 용량 때문에라도 4K 영상을 찍을 일이 있을지... 프로 라인 사용자라면 몰라도...) 하지만 아주 어두운 야간 촬영, 야간 동영상, 당겨 찍기 등의 상황이 아니라면 일상적인 사진에서는 아이폰 14의 카메라도 당연히 막 찍어도 충분히 잘 나오는 훌륭한 카메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4) 아이폰 14 디스플레이

너무도 실망스러운...

- 전작과 동일한 아이폰 14 화면 -

FHD 수준의 OLED 패널로 프로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밝고 애플의 제품답게 전작처럼 충분히 좋은 디스플레이입니다. 이스터에그를 눈치채셨나요? 사실 전작처럼 좋은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전작과 똑같은 디스플레이입니다. 같은 패널이거든요. 전작의 패널이 엄청 훌륭했기 때문에 재사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폰 14에 이전 세대의 디스플레이를 고스란히 다시 쓰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백만 원이 넘어가는 제품인데 120Hz(ProMotion)은 커녕 90Hz도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점은 당시 아이폰 13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폰 14를 그 상태 그대로 탑재한다는 건... 아무리 애플이라도 이건 조금 너무한 거 아닐까요? (근데 뭐 너무한 게 한두 개가 아니라)

- 14 프로라인에만 탑재된 AOD -

하지만 진짜 괘씸한 나는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AOD(Always On Display)입니다. OLED 패널의 주요 장점 중 하나는 빛을 내는 소자를 완전히 꺼버려서 진짜 블랙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필요한 영역만 소자를 켜서 전력 소비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러한 장점을 살린 것이 AOD 기능입니다. 이미 갤럭시에서는 2016년 갤럭시 S7부터 이미 탑재하고 있는 기능이고, 애플도 이번 아이폰 14 프로라인부터는 AOD를 조금 더 개선된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 14에는 AOD 기능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하하하...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일부 극성 애플팬 분들은 디스플레이가 최저 주사율까지 떨어지지 않아서~ 저전력 컨트롤러가 탑재되지 않아서~ 그래서 번인과 전력 효율이 애플의 완벽기준에 못 미치기 때문에 최고의 고객경험(UX)을 해치지 않기 위함이다. 라며 오히려 애플 입장에서 해명을 하는 것을 보곤 합니다.

 

그러나 이 얘기들은 사실이 아닙니다. AOD를 위한 핵심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필요한 부분만 소자를 킬 수 있는 기능 2) 번인 최소화를 위해 일정 시간마다 AOD로 표시되는 정보를 픽셀 단위로 아주 조금씩 이동시키는 기능 3) 번인 방지와 전력 소비 최소화를 위해 밝기를 최대한 낮출 수 있는 기능. 이렇게 3가지가 주요 골짜입니다. 물론 전용 컨트롤 칩셋이 있다면 더 효율적인 구현이 가능하지만, 없더라도 AP 기반의 OLED 컨트롤로 아이폰 12부터 탑재를 못할 이유가 전혀 없는 기능입니다. (화면 주사율과는 상관없는 기능)

 

물론 저 같은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기술적인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보다는 애플의 전례를 볼 때 충분히 넣을 수 있는데 최대한 나중에 하나씩 풀어주는 못된 습성이 근본적인 원인에 더 가깝다 추정할 수 있습니다. 심플 버전이라도 충분히 넣어줄 수 있는데 아이폰 12를 넘어 13을 넘어 14에서도 탑재하지 않은 것은 정말 매우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5) 아이폰 14 스피커와 배터리

똑같죠?

- 1.6% 용량이 늘어난 아이폰 14의 배터리 -

이 부분들이 가장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운 부분으로 보입니다. 전력효율이 올라가서 전 세대보다 사용 시간이 늘어났다는 홍보 기사들을 보곤 하는데 배터리 용량도 거의 동일하고 (아이폰 13 3,227mAh vs 아이폰 14 3,279mAh) GPU 코어 1개가 차이나지만 같은 AP를 사용하는 데다가 디스플레이도 같고 OS 버전 또한 동일하기 때문에 전력 효율이 차이 날 부분이 없습니다. 물론 1년간 사용했던 아이폰 13과 비교한다면 아이폰 14는 새 폰이니까 이론적으로 10% 정도는 더 오래가긴 할 겁니다. (다음 세대에는 제발 USB C-type 좀)

- 아이폰 14 스피커 -

스피커도 사실상 아이폰 13과 아이폰 14의 스펙이 사실상 같은 것이 아닐까 추정됩니다. 소리상으로는 아무리 귀를 쫑긋 세워도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원래 아이폰 (플래그십) 폰들의 스피커가 훌륭하기로 유명한 만큼 충분히 준수한 사운드를 내줍니다. 다만 울림통 차이 때문인 건지 플러스보다는 미묘하게 볼륨이나 공간감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기분 탓일지도


6) 아이폰 14의 새로운 기능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딱히...

- 조난 상황에는 유용할 긴급 신고 기능 -

아이폰 14 시리즈는 가속계, 자이로스코프, 기압계, GPS, 마이크 등의 센서를 이용해 자동차 사고 같은 충돌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가 의식이 없거나 아이폰에 제대로 터치하지 못한다면 자동으로 응급 서비스에 연락하는 기능이 탑재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나 와이파이 연결이 안 되어 있는 상태인데 납치나 조난을 당했을 때 위성을 이용하여 긴급 SOS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새롭게 도입되었습니다.

 

생명은 소중하고 안전에 대해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한국 같은 경우 심각한 사고가 발생하면 주변에서 신고를 알아서 해주기도 하고 네트워크가 안 닿는 곳이 바다나 비행기 안 정도를 제외하면 없기 때문에 애플에서 혁신적 안전이라며 홍보하는 것과는 달리 딱히 와닿는 기능은 아닙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은 없는 느낌이랄까)

 

물론 미국이나 캐나다 혹은 중국처럼 아무것도 없는 황야를 몇십 시간이 넘게 운전하며 횡단하는 일이 종종 있는 나라에서는 꽤나 필요한 기능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실제로 그 때문인지 지원 위성 때문인지 위성 SOS 기능은 일단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먼저 시범적으로 지원합니다.


7) 아이폰 14 가격 정책

얄팍한 상술이 도를 넘어서는...

- 23년 1월 환율은 1200원대 -

한때는 애플의 이전 가격정책이 합리적인 시기도 있었습니다.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이전과 가격이 동일하고 이전 세대의 모델은 가격을 낮춰 중 상급 시장을 공략하고, 전전 세대 모델도 가격을 한번 더 낮춰서 중가 시장의 고객을 사로잡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언제쯤부터였을까요?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 아이폰 11 전후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계속해서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갤럭시도 정신 못 차리고 새 모델마다 출고가를 올리고 앉아있는)

 

소비자들은 애플의 제품을 좋아하기 때문에 억지로 이해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신기술에 따라 부품 값들도 올라갈 거고 (사실 납품업체들이 뒤집어쓰느라 파산까지 종종 하는 건 이미 유명한 얘기지만) 연구개발비나 경쟁사는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지원하는 사후 OS 업데이트도 모두 비용인 것도 알겠습니다. 그런데 전작인 아이폰 13 대비 20만 원이나 가격이 오를 만큼 개선이 있었을까요? 전 모르겠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아이폰 14의 가격이 전작의 출고가와 동일하고 아이폰 13의 가격을 이전처럼 낮췄습니다. 환율 급등 때문에 한국에서만 가격이 이렇게 급등한 점 자알 알고 있습니다. 환율 급등 때문이라고요? 2개월가량 달러가 1400원대까지 간 적이 있긴 했었습니 이후 빠르게 떨어져서 120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지금도 추이로는 계속 떨어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이폰 14에 적용된 애플 환율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1500원대 바가지 환율입니다. 과연 환율이 떨어졌으니 좀 지나면 출고가가 떨어질까요?

 

한 가지 더 불편한 건 아이폰 14를 내면서 아이폰 13 프로 시리즈를 잽싸게 단종시켰다는 점입니다. 애플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폰 14와 아이폰 13프로를 비교하면 곤란하다는 점을 말이죠. ProMotion이 탑재된 디스플레이, 더 나은 센서들의 카메라, 하지만 같은 성능의 AP와 램... 하지만 출고가는 10만 원 차이? 디스플레이 하나만으로도 저라면 아이폰 14 대신 아이폰 13 프로를 선택할 겁니다. 이는 소비자가 애플의 수익보다 조금이라도 유리한 선택을 할까 봐 의도적으로 선택지를 배제한 겁니다.


#) 아이폰 14 총평

아이폰 10세대의 아이폰 버전

- 조금이라도 싸게 살 생각은 마십시오 -

2022년의 애플은 유독 소비자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애플의 제품들이 가격이 비싸도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건 단순히 애플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일부는 그런 것 같긴 합니다만) 대부분의 유저들은 비싸더라도 비싸긴 비싸지만 어쩔 수 없이 지갑을 열 수밖에 없는 성능과 완성도를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애플은 그동안 쌓아놓은 팬심을 악용하여 돈을 뽑는 것 같은 인상마저 줍니다. 

 

최소 출고가가 125만 원으로 전작보다 20만 원 가까이 올랐는데(환율 핑계는 듣고 싶지도 않습니다. 환율 내렸으니 다시 하향 조정하면 인정) 120Hz는 커녕 90Hz도 지원하지 않는 믿을 수 없는 디스플레이, AOD 미탑재, 전작과 동일한 AP/ 배터리/스피커. 개선이라고는 카메라 약간 정도에 긴급 구조알림정도... 대체 아이폰 14는 어떤 신제품일까요? 내긴 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낸 제품이라는 말이 맞는 걸까요? 

 

이걸 사느니 비싸더라도 아이폰 14 프로를 사겠다.라는 전략이 목적이라면 대 성공입니다. 아이폰 14 프로는 재고 부족의 상태를 겪는 동안 아이폰 14는 전작인 아이폰 13보다 동기간 10% 이상 판매량이 줄었으니까요. 사소한 기능, 부품부터 새로운 기능(AOD, Dynamic Island)까지 프로에 몰빵 해서 동일 세대 내에서 최대한 급나누기는 멋지게 성공했습니다.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기업이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애플은 오래갈 것 같습니다만) 부담스러운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소비자에게 여전히 애플은 최고의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은 변함없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이라도 덜 지불하는 고객들에게는 '굳이 사겠다면 사십시오'라는 메시지가 더 강해지는 것 같습니다. 애플이 점점 한국에서 소위 명품 브랜드들이 벌이는 행태를 보이는 것 같아서 꽤 많이 씁쓸합니다. (가격 정책 때문에라도 미국 소비자들은 약간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 14를 사시겠다고요?

1. 최선 - 비싸도 14 프로

2. 차선 - 화면이라도 큰 14 플러스

3. 차차선 - 가성비(?) 아이폰 13

4. 차차차선 - 1년 더 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