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든 IT 기기를 사용하고픈 스케처입니다.
오늘은 현재 구매가능한 새 아이패드 중 가장 저렴한 아이패드 10세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2022년 10월에 출시되어 이제 슬슬 구하는 분들이 하나둘씩 주변에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이패드의 보급형을 책임지는 아이패드 10세대는 과연 살만한 가성비 제품일까요?
아이패드 10세대 사양
AP(Application Processor)가 A13에서 A14로 업그레이드되고, 디자인이 (8년이나 우려먹더니 드디어!!!) 최신 아이패드 에어(4, 5세대)의 외관을 채택한 것을 감안해도 전작 대비 가격이 4~50% 인상이라... 진짜 그 돈 주고 사도 괜찮은 건지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아이패드 10세대 디자인
이것도 우려먹기지만 그나마 감사...
드디어 기존 7~8년간 우려먹던 구세대 에어 디자인을 버리고 최근 아이패드 에어 4, 5세대의 디자인을 함께 이어받았습니다. (당연히 이것도 지긋지긋한 우려먹기) 물론 이것 또한 기존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2018년형 모델의 하우징을 에어 4부터 우려먹는 중이긴 합니다만 노골적을 오래된 플랫폼을 재탕하던 아이패드 9세대까지의 올드한 느낌을 벗어난 것 만으로 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주 고맙네요. 고마워)
다만 컬러감은 좀 과도하다는 평이 않습니다. 타겟층이 에어나 프로보다 낮은 연령인 탓인지 색감이 상당히 강렬하며 비비드 한 느낌을 줍니다. 화면에서 보는 것과 실물로 보는 것의 격차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데 실물을 보면 핑크는 부담스러운 핫핑크이며, 옐로는 양은냄비 색감이라 불호의 의견이 상당히 많습니다. 단 실버는 무난한 색상이라 호불호가 없고 블루가 다소 진하지만 와중에는 꽤 괜찮은 평이 많아 실버와 함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이패드 10세대 디스플레이
애플이고 나발이고 대체 언제까지...
아이패드 10세대 디스플레이는 9세대와 거의 같은 패널을 사용한다 할 수 있습니다. (그냥 똑같음) 따라서 sRGB 색상스펙트럼은 지원하지만 DCI-P3 색영역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에어 5세대는 지원) 하지만 저가 라인업이니 충분히 용인할 수 있는 부분이고 솔직히 저 같은 일반인에게는 약간 색감이 아쉬운가? 정도일 뿐 뭐가 얼마나 다른지 큰 체감은 잘 안 되는 부분이라 딱히 상관은 없습니다.
예. 맞습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9세대와 같은 패널을 사용한다 말했었던 것처럼 9세대의 단점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풀-라이네이션이 적용되어 있지 않아 (즉 디스플레이와 강화유리 사이가 떠있다는 말) 10세대도 9세대처럼 패널이 통통 튀는 느낌이 듭니다. 또한 반사방지 코팅도 적용되어 있지 않아서 화면이 빛/물체 반사가 꽤 거슬릴 정도입니다. 이는 9세대까지 동일하게 가지고 있었던 단점인데 그나마 9세대까지는 가격이라도 혜자라 참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가격이 50%나 오른 10세대가 라미네이팅은커녕 반사반지 코팅도 적용 안 해준 것은 꽤나 충격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지독하다 지독해)
화면 밝기도 최대 500 니트로 꽤 밝은 편이고 일반적인 미디어 콘텐츠의 소비에는 딱히 부족함은 없는 디스플레이지만 터치나 애플펜슬의 사용이라는 경험이 결합되면 꽤 불평이 나올만한 치사한 디스플레이라 하겠습니다.
아이패드 10세대 성능
여전히 훌륭한 A14 bionic의 위엄
A16 bionic이 아이폰 14프로에, 심지어 괴물 M1칩이 아이패드 프로 라인에 탑재되는 마당에 2~3년이 지난 A14 칩을 탑재하는 게 조금은 쪼잔해 보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A14는 강력한 칩셋이며 경쟁 OS의 스냅드래곤 8 Gen2 보다 약간 떨어지지만 8 Gen1보다는 우수한 성능을 보이기 때문에 향후 몇 년간 사용하기에 부족함은 없는 성능입니다.
애플의 업데이트 기준은 통상 RAM으로 알려져 있는데 9세대의 3G에서 10세대는 4G로 올려준 점도 반가운 점입니다. (효율 좋은 건 좋은 거고 너무 짜지 않은가...) 따라서 스펙으로는 아이패드 10세대는 에어 4세대와 거의 같은 스펙입니다. (하지만 용서할 수 없는 디스플레이)
아이패드 10세대 카메라 & 스피커
요것들은 꽤 개선되었습니다.
드디어 스피커는 정상적인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되었습니다. 기존에는 9세대는 하단부 스피커 두 개를 얹어놨기 때문에 스테레오는 스테레오인데 스테레오가 아닌 희한한 상황이었는데, 이젠 정상적으로 가로모드로 좌우에서 소리가 나는 진짜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되었습니다. 물론 에어 5세대는 쿼드 스피커가 사방에서 훌륭한 사운드를 내지만, 그보다는 약간 못해도 이 정도면 꽤나 준수한 스테레오 스피커라 할 수 있겠습니다.
카메라는 아이패드 에어 5세대와 거의 동일한 모듈이 탑재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주 뛰어나진 않지만 꽤나 준수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전면 카메라도 전작보다 개선되어 광각 렌즈가 가로모드 기준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9세대 800만 - 10세대 1200만) 이전 세로로 들고 보는 book contents 소비보다, 가로로 쓰는 media contents 혹은 업무 작업의 이용패턴이 늘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이패드 10세대 논란
아무리 애플이라도 이건 좀...
대체 애플펜슬 1세대 생산계약이 얼마나 많았던 걸까요; 아니 호환이 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1세대만 쓸 수 있게 해 놓은 심뽀도 정말 용서할 수 없지만, 10세대부터는 충전단자가 USB type-C로 다행스럽게 변경되었는데 그게 애플펜슬 1세대와 만나서 최고의 조합을 만들고야 맙니다. 왜냐고요? 애플펜슬 1세대는 페어링도 충전도 라이트닝 포트에 꽃아 야만 하거든요. 그래서 페어링/충전을 위해서는 펜슬-젠더-케이블-태블릿의 괴상한 4단 합체를 해야 합니다. 특히 페어링 때는 젠더도 라이트닝-라이트닝 젠더는 사용할 수 없고 라이트닝-타입 C 젠더를 사용해서 아이패드에 연결해야 페어링이 진행됩니다. 간결함의 애플인지 믿을 수 없는 누덕누덕 조합입니다.
그나마 아이폰에 펜슬을 부채처럼 꽂으면 느리지만 충전은 가능합니다. 무선을 지원하는 애플펜슬 2세대를 지원 안 하는 건 무선충전 모듈을 빼면서 원가절감을 위해서라 쳐도, 하다못해 젠더라도 라이트닝-타입 C아웃 형태로 케이블 없이 바로 꽂을 수 있게는 할 수 있었을 텐데...
USB 2.0 실화?
2년 전에 출시한 아이패드 에어 4세대에도 USB 3.0이 탑재되었는데, 어떻게 2022년 10월에 출시된 새 제품이 USB 2.0을 탑재했는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저장용량을 64G, 256G 두 가지만 판매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64G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종종 외장 저장 장치를 이용하곤 합니다. 그런데 3.1은 아니더라도 3.0은... 커녕 굳이 몇 배나 느린 2.0을 탑재했다는 게... 기기당 몇 센트의 원가 절감이 가능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정말 애플의 선택이 맞는 건지 의심이 듭니다. (가격도 크게 올렸잖아!)
매직 키보드 폴리오
아이패드 10세대와 함께 전용 키보드도 출시했습니다. 이름도 화려해라~ 매직 키보드 폴리오! 좋습니다. 물론 기존에 흔하게 있던 분리 & 탈부착형 모듈이지만 만듦새가 좋고 퀄리티가 훌륭해서 카피고 뭐고 상관없이 좋은 액세서리 인정합니다. 펑션키도 따로 배열되어 있고 애플 트랙패드도 여전히 훌륭합니다만! 가격이 얼마라고요? 네? 38만 원 뭐요?
하... 기존 아이패드 9세대 가격입니다. (지금은 9세대도 냅다 가격을 올렸지요) 훌륭한 마감에 트랙패드 다 좋은데, 애플 프리미엄 감안해도 10만 원대 후반이어도 살까 말까인데 가격을 두 배를 책정하다니; 이래도 살 거지?라는 말이 들리는 것 같아 기가 막힙니다.
더욱 괘씸한 건 기기 내부의 자석 배열 구조를 살짝 바꿔놔서 기존의 에어나 프로의 키보드 액세서리는 쓸 수 없게 해 놨다는 점입니다. 아... 진짜 이 정도까지 해야 수익률 30%대 기업이 되는 겁니까?
아이패드 10세대 총평
아이패드지만 아이패드가 아냐!
흔히 저가형 아이패드 시리즈는 교육용 시장을 타깃 해서 나왔다고들 합니다. 애플도 그를 부정하지 않았고 실제로 교육기관에 많은 납품을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패드 9세대까지의 우려먹는 디자인이나 원가절감이 심한 디스플레이나 이래저래 부족한 점들은 있어도 성능(AP) 대비 가격만큼은 확실히 혜자에 가깝기도 했고 그래서 학생들(중, 고 나아가 대학생)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였습니다. (9세대 까지는...)
근데 이번 아이패드 10세대는 뭐랄까요... 혜자는커녕 이돈 주고 이걸 사야 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제품입니다. 특히나 괘씸한 건 가격을 기존 에어 5세대만큼 올려놓고, 혹시라도 에어 5세대를 대신 살까 봐 에어 5세대 가격도 용량별로 19만~26만 원을 올린 점입니다.
환율 급등 탓이라고요? 웃음만 나옵니다. 그럼 환율이 내려가면 가격을 내릴까요? 환율 최고점 기준으로 가격을 30% 가까이 올려놓고, 이미 떨어지고 있는 환율은 과연 언제 반영될까요? (안 해~ 없어 그런 거)
액세서리 비싸면 서드파티 제품 써도 되고 막말로 안 사도 그만이지만, 본제품 가격을 이만큼 올렸으면 적어도 라미네이팅이나 반사방지 코팅은 당연히 해줘야 했습니다. 기업들이 이익을 위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아이패드 10세대는 고객을 완전히 잊은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드는 제품입니다.
아이패드 10세대를 사도 되냐 물으면 가성비의 아이패드 9세대를 사거나 에어 5세대 중고를 사라 하겠습니다. 가끔은 소비자가 애플이 뜨끔! 할 수 있도록 행동(소비)해줬으면 좋겠지만 여전히 굉장한 애플 팬덤을 생각하니 계속 이런 제품이 나올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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